김수지가 웃었다…가을이 왔나보다

입력 2023-08-27 18:38   수정 2023-08-28 00:17


골프선수에게 궁합이 맞는 계절이 있다면 김수지(27)는 분명 가을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5년 차였던 2021년 생애 처음 승리를 거둔 대회가 9월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이었다. 그 한 달 만인 10월에는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작년에도 그랬다. 상반기에 숨 고르기를 하다가 9월 OK금융그룹 박세리인비테이셔널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통산 4승을 모두 가을에 거둔 그에겐 ‘가을 여왕’이란 별명이 붙었다.

김수지가 짜릿한 우승과 함께 가을의 시작을 알렸다. 27일 KLPGA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총상금 17억원)에서 우승하며 상금 3억600만원을 품에 안았다. 이는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상금이다.

이날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GC(파72·677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김수지는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쳤다. 2위 아타야 티띠꾼(20·태국)과 이예원(20)을 3타 차로 제쳤다.

올 상반기 김수지는 15개 대회에 출전해 다섯 번의 톱10과 한 번의 커트 탈락을 기록했다. 대상포인트 12위, 상금랭킹 27위(2억4886만원). 지난해 대상 수상자에게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는 “올해 목표로 삼은 ‘상반기 우승’에 쫓겨 마음이 조급해졌던 것 같다”며 “샷의 조화가 깨지며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수지가 달라진 것은 이번 대회부터다.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23일)가 지난 다음 열린 대회라 그 자신도 기대가 컸다고 했다. 김수지는 특유의 장타에 날카로운 퍼팅을 앞세워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치고 올라갔다. 2라운드까지 선두와 4타 차 공동 5위로 몸을 푼 김수지는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우승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김수지가 4번홀(파4)에서 칩샷 미스로 1타를 잃은 사이 이예원이 버디를 몰아치며 공동선두로 따라잡았다. 여기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 티띠꾼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한때 네 명이 공동선두를 달리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김수지는 10번홀(파4)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9번홀(파4)에서 퍼트 미스로 버디 찬스를 아깝게 놓친 직후였다. 330야드짜리 파4홀, 대다수 선수가 안전한 플레이를 위해 우드나 유틸리티를 잡지만 김수지는 드라이버를 잡았다. 298.6야드를 날아간 티샷은 그린에 올라섰다. 원온에 투퍼트. 이렇게 시작한 버디 행렬은 13번홀(파3)까지 4홀 연속 이어졌다. 그렇게 2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갔다.

16, 17번홀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지만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지켰고 중거리 퍼트를 넣으며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18번홀(파5)에선 6m 버디 퍼트까지 잡아내며 우승을 자축했다.

김수지는 “역시 저는 처서가 지나야 뭔가 되는 것 같다”며 “저의 계절이 시작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등 타이틀 방어를 할 대회가 많은데 모두 욕심난다. 상금왕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고 했다.

티띠꾼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내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5타를 줄인 이예원은 공동 2위에 오르며 상금랭킹 1위를 지켜냈다. 대상포인트에서도 1위로 뛰어올랐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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